내 개인의 가계에 대해 생각을 해 보면 우리 집안은 가풍이랄까 이런 것이 특히 부계로는 양반하고는 그 다지 인연이 있어보이지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갑오경장 때까지 거의가 개나 소나 다 양반이던 시대라는데 그런 양반도 못되었을 것 같지는 않긴 하다. 또, 필자는 역사를 좋아하여 언젠가는 역사소설 같은 것을 한 번 써 보리라 혹은 그러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는데 그 동안은 이런 점이 집안의 내력과 상관없이 막연히 가족들과 상관없는 유별난 것이라 생각해왔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런 사람이 한 명이 있는 것 같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할머니가 있었는데 듣기로는 역사소설을 좋아하셨는가 보다. 그러나, 말년이 아름다웁지 못하여 별로 기억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소위 치매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 할머니는 그런 이후에도 역사소설을 끼고 사셨다는데 어떤 책은 읽고 읽어서 제본이 다 떨어져 나갈 정도였다고 한다. 누가 "그게 그렇게 재미있어요"라 하면 다만

 

"불쌍하잖아. (주인공) ○○○이" 

 

이렇게 답하셨다고 한다. 아무튼 정신은 없으셨던 분이셨지만, 후에 여러 모로 비교를 해보니 그 시대의 할머니 중에 글을 알고 소설을 읽었다는 자체가 남다른 일인 것 같았으니 나중에 생각가면 이 할머니 한 분 만은 식구들 중에 참 유별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집안 사람 중엔 굳이 따지면 제일 양반에 가까울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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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chopenhau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