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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

 

 

 

 

 

새삼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읽고 있다. 아마 중학교 권장도서로 처음 읽고 큰 감명을 받았을 때가 있었다.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 가운데 서시오!」연장자의 말이 극도로 형식적인 목소리에 실려 들려 왔다. 가운데 서라는 것은 커다란 수치나 혹은 커다란 명예를 의미할 뿐이었다. 명예롭게 가운데 서는 것은 갈매기들의 최고 지도자들이 지명되는 방식이었다. 물론─하고 그는 생각했다─오늘 아침 조반 갈매기떼이겠지. 그들은 그 돌파를 보았다. 그러나 나는 아무런 명예도 원치 않는다. 나는 리더가 되고 싶은 소망이 없다. 나는 내가 발견한 것을 나누어 주고 싶을 뿐이며, 우리 모두 앞에 펼쳐진 수평선들을 보여 주고 싶을 따름이다. 그는 앞으로 걸어 나갔다.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연장자가 말했다. 「그대의 동료 갈매기들 앞에서 치욕을 당하기 위해 가운데 서시오!」

널판지로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의 무릎은 맥이 빠졌고, 그의 깃은 맥없이 처졌고, 그의 귀에는 윙윙 소리가 들렸다. 모욕을 받기 위해 가운데 서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돌파!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이 잘못이다, 그들이 잘못이다!

「……그의 분별 없는 무책임에 대한 ……」그 엄숙한 목소리가 무슨 선고를 읽는 듯한 억양으로 들려 왔다. 「갈매기족의 권위와 전통을 거역한 데 대한……」

치욕을 당하기 위해 가운데 선다는 것은 갈매기 사회로 부터 쫓겨나 멀리 떨어진 벼랑에서 고독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정현종 씨가 번역한 책에서 따왔다. 한편 역사에 관해서는 훗날 봉건제와도 관련되는 게르만 종사제의 기원이 되는 관습에 대해 한 책에는 이렇게 말한다.

 

전형적인 게르만인은 하나의 전사(戰士)이다. 질압살림이나 논밭의 경작같은 일을 노예나 아낙네들에게 맡겨 놓은 채, 그는 오직 전쟁에만 전념(專念)하거나 혹은 전쟁과 같은 그런 신나는 일이 없을 때에는 그저 빈둥거리고, 마시고, 놀음하는 데 생(生)을 바친다. 게르만인들의 지배자들은 군사적 지휘자들이다. 그들의 회의란 군대의 모임이다. 그들에겐 공적인 일이건, 사적인 일이건 무장하지 않고서 수행하는 일이란 없다. 그렇지만 종족의 공식적인 승인 없이 개인이 무기를 든다는 것은 그들의 관습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체 모임 앞에서 젊은이들은 자기 아버지 혹은 다른 친척, 또는 우두머리(chief) 중의 한 사람으로부터 방패와 창을 받는다 이렇게 주어진 물건은 로마인들 사이에 있어서의 성년복(成年服 toga virilis)에 해당하는 것으로─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젊은이를 한 가족원(家族員) 아닌 하나의 시민(市民)으로 만드는 것이다. 젊은이를 이처럼 한 시민(市民)으로 인정하는 것은 그가 고귀한 집안 출생이거나 그의 조상(祖上)이 저명한 사람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설령 그런 경우라 할지라도 그는 어느 저명한 수장(首長, chieftain 프린켑스 princeps)의 도당(徒黨, companion코미테스comites)에 끼어서 무술 연습을 하게 되는 것이 예사이다. 여기서는 출생보다는 전투적인 용맹이 더 중시된다. 왜냐 하면 그 도당에 속한 자들은 제각기 한 패 중의 다른 멤버들과 서로 힘을 겨루게 되며, 또 각 수장은 자기를 따르는 자들의 충성의 정도를 통해서 자기 상대자를 이기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싸움터에서 수자의 용감성이 남에게 뒤진다거나, 그 도당들의 수장보다 덜 용감하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로 생각된다. 싸움터에서 지휘자가 죽은 뒤에까지 살아남은 자는 일생동안 불명예를 면할 수 없게 된다. 지휘자를 방어하고 보전하여, 용감한 행동으로 그의 이름을 높이는 일은 모든 도당원들의 신성한 의무이다. 그 대가(代價)로 도당원들은 무장과 음식과 전리품의 분배몫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