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전체 세부분으로 나뉜다. 첫번째 이야기 "센세이(先生)와 나"에서 서술자는 순수한 대학생으로 "센세이"로 알려질 뿐인 늙은 남자와 친해진다. 센세이는 은둔자로 살아가면서 오직 그의 아내와 그하고만 교류하고 때때로 다른 방문객을 만나지만 여전히 그들과 거리를 둔다. 그는 정기적으로 한 친구의 무덤을 찾아가지만 그의 젊은 날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그에게 하지 않는다.

두번째 이야기 "내 부모님과 나"에서, 서술자는 졸업후 고향집으로 가서 부친의 죽음을 기다린다. 그의 아버지가 죽어 누웠을 때 서술자는 소설의 세번째 부분 "센세이와 그의 증언"에서 서술되는 센세이로부터의 편지를 받는다. 센세이는 자신의 학창시절 자기 삼촌에게 많은 유산을 사기로 빼았겼다는 것을 알린다. 결과적으로 그는 그 후로는 도쿄로 유학 차 이사가서 한 과부와 그의 딸의 집에 하숙하며 살아가며 그 딸과 사랑에 빠진다. 후에 그는 K라고 알려진 다소 철학적이고 고행적인 고향 친구와 친하게 되고 그 친구를 하숙집에 같이 살게 한다. 점점 K는 신경쇠약의 끔찍한 상태에서 회복되어 역시 하숙집 딸과 사랑에 빠진다. K는 사랑을 센세이에게 고백했는데 그에 충격을 받은 센세이는 질투에 빠진다. 예전부터 센세이는 K가 자신보다 항상 무슨 일이든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것을 질투했고 어리숙한 것을 이용해 먹고자 하는 충동을 많이 느꼈다. 곧 센세이는 청혼을 해 집주인에게 허락을 받게 되고 이를 여주인에게서 전해들은 K는 자살을 하게 된다. 삼촌의 배신에 인간적 신뢰를 잃은 센세이는 자신이 똑같은 짓을 한 것에 죄의식을 무겁게 느낀다. 1912년 센세이는 메이지 천황의 죽음에 순사한 노기 마레스케 장군에 자극받아 자살을 생각하고 그의 유일한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그의 결심을 전한다는 것이다.

 

다 읽어본 건 아닌데 오늘따라 자꾸 이 소설 생각이 난다. 나 스스로도 살아오면서 이런 저런 믿었던 이들로 배신을 당했다는 생각을 했는데, K처럼 약간은 그런데 무딘 사람이었는지 상대를 믿고 까맣게 속고도 내심 태연한 척도 해보고 했기 때문에 훗날 그 의미를 더 생각하면 할 수록 뒤늦게 더 쉽게 가라앉을 충격이나 분노에 휩싸이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상대가 부모님 사후 가장 믿고 의지할 가장 친한 친척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을 것 같다. 남녀문제에 있어서 일단 본인들의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점에 있어서는 역시 센세이를 책하고 싶진 않지만, 그 이전에 그가 은밀히 K에게 품었던 옹졸한 질투심과 그의 순진함에 대해서 조차 한 눈으로는 질투를 한 눈으로는 이용해 먹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정작 앞에서는 전혀 다른 선의로 그런 악의를 포장한 점은 등꼴이 서늘해지게 하기까지 한다. 사실 그의 프로포즈 자체가 큰 죄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는 한 여자에게 프로포즈 했고 그 것이 쉽게 승낙되었다면 거기에 K가 끼어들만한 여지나 새삼 배신감을 느껴야 할 게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런 눈치도 없이 경솔하게 행동한 K가 눈치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 다만, 프로포즈 외에 K에 대한 이상한 센세이의 심리만은 치가 떨린 만하다.

 

그래서 K는 자살한 것일까? K는 별다른 유서에서도 별다른 원망을 표하지 않고 죽었기에 장례를 책임졌던 이도 센세이였을 정도라고 한다. 다만, K의 소극적이고 내향적인 성격을 보았을 때 그의 죽음은 그냥 한국인에게 고유하다던 참았다 참았다 하던 것이 마침내 폭발해 버리는 "홧병"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소위 사법연수원 불륜 사건도 그와 비슷한 것 같다. 한 사법연수생 남성이 법적인 아내를 내팽개치고 같은 사법연수생과 사귀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의기 투합해 이혼을 요구하며 그 아내를 괴롭혔고 그 아내는 마침내 자살을 해버렸다는 이야기다. 

 

http://blog.donga.com/sjdhksk/archives/53242 (이 포스트는 확인 안된 의혹들도 있는가 보다만)

 

내 주변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나랑 초등학교 입학식 때 같이 사진을 찍었던 내가 잘 모르는 학교 선배 중의 하나는 내가 기억이 없을 정도로 아기였을 때 같은 동네에 살다가 후에 이사갔다가 우연히 만났었다.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그 사람 부모가 사귀기 전에 사실은 먼저 호감을 보였던 사람이 있었고 그의 아버지는 그 사람의 친구였다. 친구와 좋아했던 여자의 결혼 후 충격을 받은 그 사람은 혼자 온천으로 요양을 갔다가 사고로 죽고 그 후로 이 집 운이 잘 안풀릴 때면 그 집 어머니는 늘 그런 일로 재수가 없어서 그리 된 거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다시 소세키 소설의 비판에 대해 정리된 의견들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센세이는 친구의 죽음에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실연이 K의 죽음의 직접인은 아니라 보았다는 것과 같이, 비평가들은 "철학적 고립보다 덜 중요한 심리학적 죄의식"을 이야기 한다. 또한 고립에서의 구원 추구가 소세키의 이전 작품인 <문(門)>과 <행인(行人)>에서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문화권적인 면에서 이런 죄의식 더욱 가중되어 센세이로 하여금 자주 무덤을 착게 하고 그는 그것으로 자신의 끔찍한 고독에서 탈출하려 한다. 또는 소세키 작품에서의 고립은 런던 유학 중 저자가 경험한 철학적 위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구의 더 개인주의적인 생각과 만나면서 유교적 전통적 학업관에 대한 신념이 흐들리게 되어 어느 쪽에도 온전치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센세이의 삼촌의 사기에 대해서는 정신분열증적 망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서술자와 센세이가 비슷한 것도 주목될 부분이다. 센세이의 자살 동기에 관해서는 그가 메이지시대 정신에 대한 충서을 밝히면서 외로움을 자유와 독립성과 에고적인 현대 생활에 대한 댓가라고 말한데서, 천황에 대한 충성과 에고이즘적 상처를 끝내기 위한 것 이중적인 데 기인한다고도 한다. 그러나 고통을 멈추기 위한 것이었다면 그 전에는 어떻게 자살을 참을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을 받을 수 있다. 메이지 시대의 종료가 센세이 같은 인물의 시대착오를 더 견딜 수 없게 했을까.

 

그러하다. 피상적인데 집착하는 이들은 단지 친구에게 사랑하는 이를 빼앗긴 데 집착해 못나게도 이건 내 얘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이야기에서 K에게 센세이가 보여준 다른 악의들을 보면 그 중의 일부가 현실화한 것일 뿐으로서 극적 고조를 위해 꾸민 장치로 현대를 사는 누구에나가 겪고 행할 지나친 경쟁심과 질투로 행하는 악의를 지닌 행동 중에 그렇게 흔치 않은 일에 불과하다. 앞선 예처럼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이 K의 직접적 자살의 동기는 되지 못하고 단지 죄의식으로만 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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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chopenhau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