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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

너무나 달라진 EBS 다큐멘터리

국내에서 EBS하면 재미없는 방송만 하기로 유명하다는 이야기가 아직도 통한다고 생각하는데, 해외에서는 그게 아닌지도 모르겠다.

 

EBS "작년 다큐 프로그램 100만弗 이상 수출" 연합뉴스 2012.01.02

 

이 방송국의 다큐프로그램이 소리소문 없이 년간 수출실적 10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위대한 바빌론" 시리즈를 방영했는데 특히 이 편을 보면서 한국방송의 발전상이 생각보다 크다고 느끼게 되었다. 총 4편의 시리즈로 되었음에도 편들간에 중복 장면이 많은 점 등 그리고 기타 다름 점들이 아직 미성숙한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만 영상처리는 물론 내용면에서도 "우수" 등급은 넉넉히 줄만한 좋은 프로그램으로 생각한다.

 

여기서, 그 동안 EBS다큐멘터리 더 좁게 최근 방영한 "위대한 바빌론"이 어떻게 이런 발전을 일으키게 한 두드러진 요소들을 살펴볼까? "위대한 바빌론" 편에서 EBS 측이 공개한 그 비결은 주로 CG 등을 통한 우월해진 영상처리에 있는 것 같다.

 

즉 (1) 각 종 유물·유적에 대한 촬영과 그 3D 복원과 리얼리티를 살리는 (2) 모션캡춰 기술이다. 3D 복원이야 그 유명한 "역사스페셜"의 KBS시절부터 워낙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더 말할 것도 없겠다.

 

  

 

<3D 복원된 신바빌로니아의 도성 바빌론>

 

모션캡춰 기술은 움직이는 물체나 사람의 동작을 센서가 캡춰해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디지털 데이터로 만드는 작업으로 이로 인해 배우의 움직임을 애니메이션 캐릭터에서 구현케 해준다고 한다. 바로 이런 기술이 "위대한 바빌론"에서도 선보인다. 아래와 같은 과정 모션캡춰로 부터 각 에니메이션 장면이 완성되었는데, 사실 한국인 배우가 연기하면 우스울 비동양권 다큐멘터리에 특히 효과가 있어 이런 인종적 제약을 극복하는데 있어 기대가 되는 바가 크다. 

 

<칼에 맞고 쓰러지는 장면>

<시장이 성황을 이룬 바빌로니아의 보부상(?)>

<네부카드네자르의 대관식을 준비하는 여사제>

<네부카드네자르의 원정 중의 활쏘는 장면>

 

이렇게 EBS 다큐멘터리가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준비가 다 된 듯하다. 다만, 한가지 쓴소리를 하자면 우리나라 영화계에서도 보였고 심형래 씨의 최근 실패에서도 보여지는 바였지만 영상의 화려함에 비해 "주제" 혹은 "내용"이 될 만한 것은 좀 빈약했던 것이 몇년전까지의 한국 다큐멘터리의 대체적인 수준이었다고 보는 입장이다. 다만, "위대한 바빌론" 등 더 최근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그 쪽의 부족한 점도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EBS 다큐멘터리라면 몽땅 찾아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아울러, 앞으로 EBS 다큐멘터리가 얼마나 더 발전할지 지켜볼 생각이다.